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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 구두

꿈 속에서 나는 수제구두를 만드는 장인이었다. 수입이 시원찮았던 모양이다. 나는 기가 죽어 한없이 작아져있었다. 여느 날과 같이 바닥을 보고 있었다. 문이 열리고 귀한 손님이 오셨다. 한참을 둘러보고 구두 한켤레를 손에 들었다. 들뜬 마음이었는지 조바심이었는지 나는 구두에 대해, 나의 세심한 노고에 대해 장황히 설명하려했다. 손님은 이내 웃으며 "설명해주셔도 저는 잘 모릅니다만 이 구두가 맘에 듭니다." 그리고 조용한 적막 속에서 그는 구두를 신고 말을 이었다. "감사합니다." 나는 눈물을 터트리며 잠에서 깼다.


난 요며칠 나의 음악에 대해 애정을 표해주시고 고마운 마음을 전달해준 많은 분들을 떠올렸다. 부담감이 완잔히 없다면 거짓이겠지만 코로나 때문에 더욱 초조해지는 마음을 감출 수는 없다. 하지만 나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은 꿈 속에 손님처럼 얘기해주시겠지? 조바심에 그리 할 필요가 없다고.


제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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