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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4일

태안을 갔다온 후, 버팀목이 생긴 기분이다.

선율이 누나는 대구에서 미디 카페 회원들과의 정모에서 만났다. 조은선율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누나는 나보다 일찍 서울로 갔고 웹툰 작가분들의 음악을 작업하기도 하고 음악 감독 또는 음악으로 하는 많은 일들을 했다. 엄청나게 빠르게 만들어내는 누나는 나와는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 같았다. 서울에서 사람도 잘 만나지 않던 나를 초대해 많은 분들을 소개해줬다. 그리고 가끔 나를 불러 잃어버린 생기를 조금씩 찾아주었다. 캠퍼인 누나는 몇 번 캠핑장에서의 공연에 나를 섭외했다. 낯선 곳에서 자는 것을 불편해하는 성격도 있고 정규 앨범 작업과 다른 일정들로 캠핑은 하지 못했다. 이번 태안에서의 캠핑장 공연에도 나를 불러준 누나. 많은 어려움과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역경(?)들이 있었지만 모두가 멋지게 극복해냈다. 전날 잠을 제대로 못자서 그런지 경치를 제대로 즐기지 못했지만 함께 한 뮤지션분들의 음악을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대구 공연과 티키타키 공연에 와주셨지민 장체를 알 수 없는 팬 분께서 태안에 오셨다. 그리고 편지를 주고 가셨다. 나는 빽빽하게 적힌 네 장의 편지를 네 번이나 읽었다. 여는 무대를 장식한 분들이 기성곡들로 많은 관객들을 휘어잡고 있었다. 두 번째 차례인 나는 겁이 났다. 그리고 편지를 한 번 더 읽었다. 나의 노래로 힘을 얻은 그 분이 나에게 힘이 될 수 있기를 원한다는 말에 분명하고 따뜻한 힘을 받았다. 나는 활기를 되찾고 있었다. 나는 욕심을 내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았다.

태안에서 돌아온 직후 감상들을 남기고 싶었는데 지금 남기려니 많이 희석되었다. 나는 여전히 막혀있고 정체되어있다. 중요한 공연이 기다리고 있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고 싶다. 하지만 정작 나는 오늘 저녁으로 피자와 스파게티를 먹고 체했다. 간헐적이로 껐다 켰다하는 에어컨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나는 나를 이기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분명 나의 마음은 조금 더 따뜻해졌다. 여태 식은 적은 없는 것 같다. 글을 줄여야겠다. 할 얘기가 많았는데 아쉽다. 군대 이후에 마주한 1인 텐트와 협찬사에서 제공한 소고기를 먹으려고 하지 않았던 것과 내가 사갔던 천하장사 소세지가 많은 분들에게 간택되어 기분이 좋았다던가. 새는 볼 수 없었던 것 등등. 좋은 시간이었다. 빨리 곡을 써야지. 더 많은 사랑을 드리고 싶다. 더 많이 사랑 받고 싶다는 마음만 떼내면 되지 않을까. 나를 달래고 나를 이겨 내야하지 않을까 싶다. 일단은 나부터? 그대는 일단 그대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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