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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1일

우연히 인스타그램으로 오픈 마이크 라이브를 보게 됐다.

출연자 한 분이 "다음에 이런 좋은 기회를 주신다면 홍보에 힘을 쓰겠습니다."라고 말씀하셨다.

나 또한 처음 상경하여 오픈마이크를 할 때면 죄스러운 마음으로 오픈마이크 무대에 올랐다. 현실적인 이득이 없었다. 득이 있다면 쉬지 않고 어떻게든 노래하고 있다는 위안이자 안도가 있었다. 현실이 더 비참해질 때는 한낱 자위에 불과했고 무대에 그대로 드러났다. 그러기에 오픈마이크를 참여 뮤지션들로 가득 찬 관객석을 보면서도 "이게 맞는 걸까?" 같은 질문을 하지 않으려고 용썼다. 그러다가 운이 좋게 공연장에서 하는 기획공연을 하게 되면 기분이 좋다기 보다는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왔다. 나를 알고 찾아와주는 관객은 전무했다. 한순간에 모객도 되지 않는 인기 없는 뮤지션이 되어 눈치를 보며 나를 탓할 수밖에 없었다. 나를 탓해야지만 내 마음이 덜 다친다.

6월 11일, 부여 신동엽 문학관에서 신동엽 전국 백일장에 참가한 학생들 앞에서 노래했다. 전날 지인이가 "이번에 참여한 백일장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같은 당부를 학생들에게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노래하며 창작을 하는 것은 외면의 역사이고 거절의 역사라고 말을 했다.

현재 소중한 팬분들을 만날 수 있게 된 계기는 명확하다. 내 노력의 결실이라기엔 여태껏 버텨낸 것뿐이었다. 하지만 내가 이룬 결실 또한 명백하게 있고 나에게도 지분이 있다. 지금의 리스너, 팬분들을 만나게 된 계기도 중요하지만, 이것 때문이다! 라고 한 가지 이유로만 밝힐 필요는 없다. 예전처럼 나는 그냥 할 뿐이다. 눈을 떠보니 꿈에 그리던 정규앨범을 발표했고 꿈에 그리던 공연장에서 노래하고 그토록 소중했던 팬분들이 공연장으로 나를 찾아와주시고 마음을 전해주신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누군가에게는 외면 받고 거절당한다. 그런 역사를 이탄과 같은 토양층처럼 쌓아가고 있다. 희망은 투명하게 자리하고 있고 그것은 붙잡으려는 욕망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무거워지면 안 되지만 책임감을 느끼고 노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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