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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5일

세상을 떠난 이의 이름을 부르면 왠지 사후 세계에 있는 이가 그것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은 나의 작은 상상에서 시작되었고 계기가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믿음으로 바뀐 지 오래되었다. 떠난 누군가에게 내 마음이 전달되길 원했나 보다


일렉기타 가녹음 마지막 날, 파제님과 편선님과 우리는 음악을 들으며 얘기를 나눴고 음악 하길 잘했다고 편선님께 넌지시 말했다. "나는 누군가 죽은 후에 죽은 이의 이름을 말하면 하늘에서 들을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있다. 그냥 상상한 거지만 작은 상상으로 시작되는 그런 믿음 있지 않은가."


무로 돌아가는 영혼. 세상과의 접점이 사라지면서 세상 속에 상징과 의미로 부여된 이름이 가물가물해져도 이름 대신 들리는 내 음악은 알아챌 수 있지 않을까? 죽음은 무로 돌아가는 행위이다. 세상 위에 발을 붙이고 있는 나에겐 상상보다 더욱 잔인할 것이다. 음악 또한 나의 상징이라 나는 모든 것을 잊겠지만 나에게서 나온 음악이 온전히 내가 된다면 이름보다는 오래 기억할 수 있지 않을까. 생애 동안 믿고 싶다. 떠난 이들의 이름을 부르고 싶다. 떠난 이들의 노래를 듣고 싶다.


그렇게 생각하니 노래를 대충 만들 수는 없겠다고 생각했다. 음악을 발표하다 보면 기능으로서 "끼워 넣는" 음악도 필요할 때가 올 텐데 어쩌나 싶다. 그런데 시간을 가지고 생각해보니 그 판단은 나의 몫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어떠한 방식이든 최선을 다할 뿐.




2023년 2월 12일 오후 5시 24분


이름을 떨어트리셨어요

입춘이 와도 차가운 날씨와 같이

이름을 떨어트리셨어요

사라진 포르테와 지금의 피아노


이름이 좋은 건

이유와 의미가 있어서죠

지어준 사람

불러주는 사람

기억하는 사람

여기에 다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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