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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7


을지로3가 2호선 환승 통로 하얀 할머니께서 미나리를 깔아놓으셨다 어째 살 수 없어 미안한 맘들이 눈치를 본다 모두들 어떻게 그 곳을 스친다

고운 미나리는 누구도 자신을 데려가지 않아 괜시리 자신을 쓰다듬는 할머니께 미안하다

그런 미나리가 파랗게 파랗게 통로 가득히 저 여기 있어요 외친다 제가 어찌하면 좋을까요 저 여기 있어요

어느 빈틈에도 미안함을 메꾸지 않아도 되는데 모두들 미안해한다 나도 미안함을 먹고 노래하나보다 어머니, 아버지 죄송해요 여러분 제가 여기서 노래해요

소곤소곤 손질하는 할머니의 미나리에게서 나의 노래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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