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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 쓰는 남자


힘 없이 돌아와서 쓴 첫 번째 유서는

그저 멋지게 쓰려고 했지만

다시 읽으니 눈물은 나더라

힘 없이 돌아와서 쓴 두 번째 유서는

내 인생을 망친 커다란 실수들을 적었지

어째 웃음이 계속해서 나더라

언제든 모든 것을 다

끊어 낼 수 있다 생각했지만

내가 남기는게 고작 이것 뿐이라

사실 오늘도 날 놓을 순 없을 것 같아

힘 없이 돌아와서 쓴 세 번째 유서의

마지막에는 커다랗게 이렇게 적었지

사실 오늘도 날 놓을 순 없을 것 같아

언제든 모든 것을 다

끊어낼 수 있다 생각했지만

내가 남기는게 고작 이것 뿐이라

사실 오늘도 날 놓을 순 없을 것 같아

거짓말, 이렇게 펑펑 울다가

다시 힘 없이 돌아올거면서

깊은 밤, 또 나는 내게 혼을 내지만

오늘만 잠깐

울어버리는 것도

언제 다시 또 쓰는 것도 좋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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